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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국밥집 차려준 서울시 … 주민참여예산 겉돈다

기사승인 2014.08.31  10: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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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편성에 시민이 직접 참여해 세금이 꼭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하자’는 취지의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이 관리·감독의 부실로 민원성 사업에 집중되거나 특정 단체 지원에 들어가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서울 은평구 A 콩나물국밥집은 참여예산이 특정단체에 지원됐다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동네 주민 송모(56)씨가 동네 노인정에서 콩나물을 재배하는 사회적기업 ‘은평이랑’의 판로를 위해 콩나물 국밥집을 개업하겠다며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신청한 것은 2012년이었다. 송씨는 “당시 마을주민 12명과 협동조합을 만들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 경제진흥실은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업의 판로확보를 위해 식당을 창업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부적정 소견을 냈다. 하지만 시민들로 구성된 참여예산위원회는 송씨가 신청한 사업을 주민참여예산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협동조합은 시로부터 2억 3000만원을 지원받아 2013년 4월 은평구청 건너편에 가게 문을 열었다.



 취재진이 지난 25일 찾은 식당에선 송씨는 없었고 그의 아들이 카운터를 보고 있었다. 저녁이었지만 손님은 거의 없었다. 송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세월호와 지방선거의 여파로 계속 적자가 났다. 수익 배당은 커녕 내 인건비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대 홍성걸(행정학) 교수는 “주민참여예산의 의도는 좋지만 시가 지적했음에도 사업성이 부족한 안이 통과돼 세금이 낭비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는 참여예산 보도자료를 낼 때마다 A 콩나물집을 성공사례로 홍보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자체가 독점한 예산권을 지역사회와 나누자며 2012년 참여예산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시와 시의회는 매년 500억원 안팎의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진행해왔다. 참여예산위원회가 선정한 내년도 사업을 살펴보면 참여예산이 각 자치구의 민원을 해결하는 데 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5년 집행될 대상 사업은 보도블록 교체 등 도보환경 개선 85건, 공원·화장실 시설확충 33건 등이었다.



 예산위원 250명은 매년 각 자치구에서 8명씩 공모를 통해 선발한 200명에 각 구가 추천한 25명, 여기에 시의회와 시가 추천한 25명으로 구성된다. 250명 중 225명이 구에서 뽑히는 셈이다. 따라서 ‘꼭 필요한데 사각지대에 있어 예산이 집행되지 못하는 사업’이 아니라 각 구의 사업에 선심성으로 지원될 가능성이 높다. 풀뿌리자치연구소 이호 소장은 “참여예산을 구에 얼마나 가져왔는지가 구의 중요한 실적이 되다보니 참여예산위원들이 서로의 사업을 밀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민의 필요를 반영하겠다는 원래 취지는 사라지고 공무원 주도의 사업으로 변질됐다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비슷한 규모(430억 원)의 참여예산제도를 2005년부터 시행해온 독일 리히텐베르크 시는 25개의 오프라인 투표소에서 시민 누구나 사업 선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등 시민 참여 수준을 높였다. 특정 사업의 필요성을 시민 전체가 공유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최종 선정 단계에서는 이익집단의 조직적 참여를 막기 위한 무작위 설문조사를 실시해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특정단체에 지원하지 못하도록 지난 해 조례를 개정했다”며 “참여예산 도입 초기인 만큼 매년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중앙일보)

한국행정일보 webmaster@et114.co.kr

<저작권자 © 데일리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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